이 프로젝트가 정확히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나도 모른다.

다만 이제는 분명히 존재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하루하루 형태를 갖추고 있고, 점점 더 나를 닮아 간다는 것만은 안다. FRED는 완벽하게 준비된 계획이나 차갑고 계산적인 커리어 전략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랬다면 아마 훨씬 더 일찍 시작했을 것이다.

내가 음악에 늦게 도착한 것은 맞지만, 빈손으로 온 것은 아니다. 나는 삶이라는 짐을 가지고 왔다. 오랜 시간 바라본 것들, 침묵, 우회, 상처, 다정함, 실수, 유머, 삼켜 둔 분노, 그리고 아주 오래 마음속 어딘가에 넣어 둔 것들과 함께 왔다.

나는 늘 글을 썼다. 아주 어릴 때부터 말은 내 곁에 있었다. 나는 말의 소리와 무게, 뜻과 그 뒤에 숨은 또 다른 층을 좋아한다. 말을 뒤집어 보고, 다른 옷을 입혀 보고, 다른 형식과 표현, 다른 풍경 속에 놓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를 위해 썼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썼다. 이해하기 위해, 버티기 위해, 때로는 삶이 분명하게 말해 주지 못한 것에 답하기 위해 썼다.

하지만 오랫동안 내 말은 하얀 종이 안에 갇혀 있었다. 분명 존재했고 조금은 숨 쉬고 있었지만, 어쩌면 목소리와 호흡,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종이를 떠나 다른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닿을 가능성이 필요했다.

그러다 한 번의 만남과 여러 대화, 함께 느낀 직감이 있었다. 내 예술감독 Ji와 함께 프로젝트가 태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기도 전에, Ji는 먼저 무언가를 감지했다.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형태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를 내 안의 것을 끌어내기 위해 나를 자신의 날개 아래 품어 주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오래 침묵 속에 품고 산다. 분노, 상처, 기억, 다정함, 후회, 충동, 자꾸 돌아오는 이미지, 제때 말하지 못했던 문장들. 그것들은 오랫동안 우리 안 어딘가에 머문다. 그러다 어느 날 형태를 요구한다. 내 경우 그 형태는 대개 말에서 시작됐다.

음악보다 먼저 거의 언제나 글이 있다. 자꾸 떠오르는 한 문장. 놓아주지 않는 이미지. 길을 찾는 감정. 그리고 목소리가 온다. 강점과 약함을 모두 가진 목소리. 그다음에는 수많은 시도와 버전, 선택, 실패도 있고, 놀라움과 발견도 있다. 곡은 한 번의 클릭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스스로를 찾아가고, 변하고, 때로는 저항한다. 들어 주고, 함께 가고, 자신이 되어야 할 모습이 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이 사이트는 바로 그 길을 나누기 위해 존재한다.

완성된 결과만, 다 끝나고 정리되어 들을 준비가 된 노래만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니다. 그 주변에 있는 것들도 함께 나누고 싶다. 글, 여러 세계, 이미지, 예술적 선택, 의심, 설렘, 그리고 진지하게 만들어 가되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프로젝트의 뒷이야기들.

나는 여기서 어떤 포즈를 팔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놓고 나누고 싶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노래와 글, 이미지, 삶의 조각이 예술적 제안으로 바뀐 것들. 때로는 어둡고, 때로는 더 밝고, 때로는 아이러니하고, 때로는 연약한 것들. 모두의 마음에 들겠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진실하려고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내 작업과 제안, 여러 세계에 시간을 내어 관심을 가져 주는 여러분이 이 여행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멀리서 바라보는 관객으로만, 스쳐 가는 청자로만 남지 않았으면 한다. 조용하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한 사람으로 이 만들어지는 모험 안에 함께했으면 한다. 노래는 누군가를 만날 때 비로소 제대로 살아난다. 혼자 쓰고, 작업실에서 다듬고, 녹음하고, 분류하고, 보관하고, 보호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받아들이고 듣고 자신의 감각으로 통과시킬 때 비로소 온전한 크기를 얻는다.

우리는 너무 자주 이미 매끈하게 다듬어진 이미지와 통제된 이야기, 홍보를 통해 정리된 모습으로 아티스트를 만난다. 그걸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시대와 규칙, 제약 속에서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아간다. 다만 나는 그 흐름에 완전히 속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매끈하지 않다. 그런 척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내가 가진 그대로 온다. 내 말, 내 목소리, 내 모순, 내 이야기, 때로는 서툰 유머, 분노, 어설픔, 오래 지키는 마음, 집착까지. 완벽하지 않아도 스스로 서 있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너무 속이지 않는 것. 누군가를 건드리고, 웃게 하고, 불편하게 하고, 어쩌면 위로하거나, 그저 몇 분 동안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것.

이 FRED의 이야기 코너에서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말하려 한다.

물론 FRED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창작이 무엇을 흔들어 놓는지, 무엇을 드러내는지, 무엇을 정면으로 보게 만드는지도 이야기할 것이다. 어떤 날은 한 곡에 대해, 어떤 날은 한 단계에 대해, 또 어떤 날은 의심이나 결정에 대해 쓸 것이다. 모든 것을 말하기 위해서도, 내 삶을 진열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아니다. 곡 뒤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남기기 위해서다.

노래는 결코 단순한 오디오 파일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형태를 얻은 삶의 한 조각이다.

누가 받을지,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무언가를 다른 사람 쪽으로 내미는 방식이다. 그리고 아마 이 모험에서 내 마음을 가장 움직이는 것도 바로 그것일 것이다. 내 고독 어딘가에서 태어난 글이 언젠가 다른 누군가의 고독에 닿을 수 있다는 생각.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어서 오세요.

이 사이트는 내 열린 작업실이자 여정의 기록이고, 나누는 공간이 될 것이다. 동시에 어떤 의미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지금의 형태를 갖게 해 준 팀 전체의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그 팀은 내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 내가 무엇을 만들 수 있게 해 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래와 이미지, 아이디어, 결정, 함께 만들어 가는 길 때문만도 아니다. 사람으로서 내게 건네는 것들 때문이다. 신뢰, 서로 다른 시선과 감각, 격려, 때로는 의견 충돌, 추진력과 존재감. 그들은 프로젝트를 나보다 더 크게 만들어 주면서도, 결코 그것을 내게서 빼앗아 가지 않는다.

이곳의 글 속에는 FRED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 노래 뒤의 사람. 너무 많은 우회 없이, 내 말과 의심, 설렘, 서툶, 분노, 다정함, 그리고 계속 만들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여러분에게 말하는 사람.

음악과 글, 이미지와 창작의 여러 풍경을 지나가는 음악적이고 문학적이며 감정적인 여행으로 여러분을 초대하는 방식이다. 어두운 곡, 예상하지 못한 빛, 내밀한 조각, 더 아이러니한 우회, 기억, 우화, 때로는 외침, 그리고 침묵도 함께 있는 여행.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진실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여기 있다면, 잠시 들른 것뿐이라 해도, 이 길은 이미 완전히 혼자인 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