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쓰게 되는 노래가 있다.
그리고 쓰고 난 뒤에야, 처음부터 다 알고 있던 것은 아닌 무언가를 드러내는 노래도 있다.
Faisons la paix는 두 번째 쪽에 속한다.
이 곡은 10월 2일 공개될 첫 FRED EP에 수록된다. 하지만 이미 이 세계 안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거의 자연스럽게, 다른 모든 것이 향할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화해하자.
이 말만 보면 자신을 다독이고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노래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정확히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무언가를 지우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무조건 용서하자는 것도, 상처를 보기 좋은 흉터로 바꾸자는 것도,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남는 것들이 있다.
균열도 남는다.
이 노래가 말하는 평화는 오히려 우리를 이루고 있는 것들과 평생 싸우는 일을 그만두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실수. 모순. 부재. 덜 아름다운 조각들. 때로는 차라리 짊어지지 않았으면 했던 것들.
우리는 새사람이 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균열과 더 이상 싸우며 살지 않는 법을 배울 뿐이다.
퍼즐이라는 이미지도 여기서 태어났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얼굴. 조각들이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음새를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대로 보이게 두기 위해서다.
사람은 물건을 복원하듯 다시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니다. 지나온 흔적을 모두 지워 새것처럼 만들 수는 없다.
겪어 온 것은 남는다.
이어 붙인 자리도 남는다.
그리고 바로 그것들이 결국 하나의 얼굴을 만든다.
Faisons la paix에서 시작된 이 생각은 곧 노래 하나를 넘어섰다. FRED 세계 전체를 잇는 시각적 실마리가 되었다. 한 곡 한 곡이 그 사람의 일부를 다시 돌려주고, 각각의 커버가 조각을 하나씩 더하며, 한 단계씩 얼굴을 조금 더 온전하게 만든다.
하지만 마지막 조각은 Faisons la paix의 것이다.
모든 것이 그때 완벽하게 수리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순간에는 더 이상 빠진 것이 없어, 비로소 온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전한 것과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FRED는 바로 그 차이를 여러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부자 관계, 시간, 상실, 말, 자유, 상처,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잘못 선택한 것들.
그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
Faisons la paix는 그 흔적을 지우려 하지 않는다.
그저 더 이상 그것들과 전쟁하지 말자고 말한다.
어쩌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란 결국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를 완벽하게 만들어 줄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를 이루는 모든 것에 제자리가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
